책 읽다가 코딩하다 죽을래
도파민네이션을 읽고 본문
도파민네이션
애나 렘키 저 / 김두완 역
📕 우리는 중독에 걸리기 쉬운 사회에 살고 있다.
요즘 우리의 삶 주변을 보면 무엇 하나 부족하지 않은 자원이 풍족한 사회에 살고 있다. 자신이 섭취할 양분을 직접 두 팔과 두 다리로 뛰어다니면서 야생 동물을 사냥했던 채집, 수렵 사회부터 시작해 우리 인류가 지나왔던 과거의 시대를 되돌아보자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정말이지 역대급의 많은 자원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사회인 거 같다. 또한 자원뿐만 아니라 20세기 컴퓨터가 발명되고 전 세계에 인터넷이 보급된 지금 우리는 필요 이상의 많은 정보 속에 노출되어 있다. 달리 말하자면 우리는 필요 이상의 수많은 쾌락 속에서 살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아라. 게임, 음주, 음란물, 흡연, 도박, SNS, 쇼핑 등등에서 우리는 쾌락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손쉽게 얻은 쾌락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담배를 예를 들어보자. 처음 피었던 담배의 맛은 정말이지 몸이 가벼워지는 듯한 쾌감을 맛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번 피게 되면 쾌락은 어느샌가 사라져있고 불안감과 초조함만이 생겨있을 뿐이다.(필자는 영원한 비흡연자이며, 흡연자가 이런 느낌일 것이라는 것은 내 추측이다.) 이는 분명 내가 원했던 결과는 아니었을 것이다. 이에 대한 이유는 우리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한 번 얻은 쾌락을 다시 받으려면 더 강한 강도의 자극이 필요하다. 또한 쾌락을 받지 못하면 우리 몸은 욕구를 채우지 못한 불안감이라는 고통도 수반하게 된다. 그렇게 서서히 더 많은 쾌락을 원하고 갈구하게 되지만 결국에는 더 이상 어떻게 해도 채워지지 않은 나의 무한한 욕구심에 고통받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와 같은 쾌락을 스스로 제어할 줄 알아야 한다. 이 '도파민네이션' 이라는 책은 수많은 쾌락 속에 살아가고 중독되어 있는 현대인들을 위한 책이다.
📗 쾌락과 고통의 관계
이 책에서는 '쾌락'과 '고통', 이 2가지가 메인 개념이다. 그리고 이 쾌락과 고통의 관계는 저울이라는 재미있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 저울은 우리 마음속에 내장되어 있는 저울인데 한쪽에 무게가 실리면 다른 쪽에 무게를 실어 자동으로 수평을 맞추게 되는 '향상성 조절'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만약 우리가 음식, SNS, 게임 등등으로 쾌락을 받아 저울이 한쪽으로 쏠리게 되면 반대쪽인 고통쪽에도 무게가 실린다는 것이다. 쾌락을 받았는데 어떻게 고통스럽냐고? 그 쾌락을 잠시 멈춰보아라. 그럼 느낄 수 있다. 갑자기 몸과 마음이 항상 집중해 오던 것이 사라지면 그 공허함은 정말이지 불안하고 무기력해지며 외로워지고 우울해진다. 이 저울의 쾌감 쪽을 더욱더 압력을 가할수록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반대쪽 고통 쪽에도 더 많은 추의 무게가 오랫동안 남아있게 된다. 그것이 중독의 강력하고 무서운 힘이다.
📘 그래서? So what?
이 책에서는 이미 쾌락에 젖어있는, 혹은 방지하려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고통 마주보기, 솔직해지기, 친사회적 수치심을 갖는 사회에 합류하기 등등 우리 몸 안에 저울시스템을 역이용하는 방법부터 중독에 걸리지 않게 자신과 주변환경들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가를 자세히 설명해 준다. 나는 이 중에서 저울시스템을 역이용해서 고통을 먼저 받아 추후에 쾌감을 받는 방법이 인상 깊었다. 이는 분명 내가 놀이공원에서 느꼈던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놀이공원을 무서워했다. 중력을 거스르며 내 정신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게 만드는 것은 내겐 놀이가 아니라 고문에 가까웠다. 그래왔던 나인데 예전에 친구들과 함께 놀이공원에 가게 되어 억지로 자이로드롭을 한 번 타 보게 되는 고난을 받게 된다. 그때 자이로드롭에 대한 내 두려움은 꼭대기로 올라갈 때마다 점점 더 올라갔으며 최상층 꼭대기에 멈춰있는 그 3 시간 같은 3초는 마치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산소 없이 3분을 겪는 고통과 흡사했다. 그렇게 자이로드롭은 3초 만에 땅으로 도착하게 되었는데, 그때 나는 뭔가 다시는 타지 않으려는 두려움보다는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쾌감을 맛보게 되었다. 그때의 그 쾌감은 두려워하던 내가 이런 걸 해냈다는 보람감, 안도감, 성취감이 아니었다. 그저 즐거웠고 기뻤다. 그 당시에는 그게 왜 기쁜지 몰랐다. 내가 처음 겪어본 쾌감이었으니까.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그 쾌감의 원천이 어디인지 알게 되었다. 정확한 과학적인 인과관계는 모르지만 고통의 저울 쪽에 힘을 실은 내 저울이 말해주고 있다. 그렇게 믿고 있다.
📙 아무튼 결론
이 책은 앞서말한 중독에 관해 자신이 직접적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는 알려주진 않는다. 이유는 이 책은 1)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며, 2) 이 책이 설명한 해결책 또한 완벽하다고도 주장하지 않는다. 즉 중독을 해결하는 완벽한 해결책은 없다. 단지 '절제'하려는 자신의 '의지'만 있을 뿐이다. 그걸 누가 모르냐고? 의사들은 언제나 말한다. 술, 담배 멀리하라고,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실천하는 이도 없다.
하지만 이 책은 그걸 실천하려는 여러분들에게 힘이 되어주며 여러가지 지식을 전달해 준다. 왜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한 동기부터 시작해서 중독이라는 이 무서운 괴물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으며, 이 괴물의 약점은 무엇인지 알려준다. 여러분은 그 도움을 촉매제로 사용해 중독을 이겨내면 된다. 이 책은 혼자 몇십 년 동안 고민하고 걱정하고 병에 앓아있는 여러분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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